플라자 합의: 일본 버블 경제의 불씨를 피우다

1. 서론

1985년 9월, 뉴욕 플라자 호텔에서 당시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주요 5개국(G5,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이 합의는 의도치 않게 일본 경제의 버블 형성과 붕괴라는 비극적인 드라마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어버렸다. 마치 샴페인 병을 터뜨리듯, 플라자 합의는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듯 보였지만, 그 이면에는 거품과 붕괴라는 씁쓸한 뒷맛이 기다리고 있었다.

 

2. 플라자 합의가 이루어진 이유

1945년 일본의 패망이후 일본은, 미국의 경제 지원 아래 기초 산업 재건에 성공하였으며, 한국전쟁 특수는 일본 경제에 예상치 못한 기회를 제공하였다. 1955년 이후 일본은 핵심산업 육성 및 기술 혁신에 집중하여 엄청난 성과를 이루어내게 되었다.

1980년대 초, 일본은 엄청난 무역흑자를 기록한 반면, 미국은 대일 무역적자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에 미국은 자국 제품의 경쟁력 강화와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요구에 따라 G5(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는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엔화, 마르크화 등 다른 주요 통화의 가치를 높이는 데 합의하였다.

 

3. 플라자 합의의 주요 내용

1. 달러화 가치의 점진적 하락 유도

2. 주요 통화(엔화, 마르크화 등)의 상대적 강세 용인

3. 국제 외환시장에 대한 협조적 개입

4. 각국의 거시경제 정책 조정

 

4. 엔화 강세의 결과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 가치는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었다. 엔/달러 환율은 합의 직전 1달러당 240엔 수준에서 2년 만에 120엔 수준으로 폭등하였다.

이러한 엔화 강세는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을 약화시켰지만, 동시에 일본 경제에 예상치 못한 달콤한 유혹을 안겨주었다.

첫 번째로는 엔화 강세는 일본 자산 가격의 상승을 부추겼다.

수출 경쟁력 약화는 일본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줄이고, 국내 자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였다. 특히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면서 자산 가격은 폭등하기 시작하였다.두 번째 일본 중앙은행은 엔화 강세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하여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였다.저금리 정책을 지속한 결과, 풍부한 유동성은 다시 자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 버블을 더욱 키웠다. 그러자 일본 경제는 전국 지가 평균 3배 이상 상승, 일본 전체 부동산 가치가 미국 전체 부동산 가치의 4배에 도달 등 부동산 시장의 버블과, 시가총액 기준 세계 주식시장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주식시장의 버블 등 자산 가격 급등이라는 달콤한 거품에 취해가기 시작하였다.이에 따라 기업들은 무분별한 설비를 확장하며, 해외 부동산과 기업 인수가 급증하기 시작하였으며, 금융권 또한 부동산 담보 대출이 급증하고, 기업의 투기적 자금 조달이 증가하기 시작하였다.

 

5. 급격한 금리인상과 버블 경제 붕괴의 시작

하지만 영원한 거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1980년대 후반, 일본 정부는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 인상과 통화량 조절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자산 가격 폭락을 촉발하며, 버블붕괴를 앞당기게 되었다.

주식시장은 1990년 이후 75% 폭락했고, 부동산 가격은 70% 이상 곤두박질쳤다. 기업들은 부채 상환에 허덕였고, 금융 기관들은 부실채권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 결과 일본은 GDP 성장률 1% 내외로 저하, 디플레이션 지속, 기업 부실화와 금융기관 부실채권 증가, 평생고용 시스템 붕괴, 청년 실업률 증가, 소비 심리 위축 등 장기 불황에 접어들게 되었다.

 

6. 결론

플라자 합의는 국제 금융 정책의 조정이 개별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특히 

1. 급격한 환율 변동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

2. 금융시장 안정성과 경제성장 간 균형이 필수적

3. 저금리 정책의 장기화가 자산 버블을 초래할 수 있음

4.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 간의 균형 유지 필요

의 중요성을 교훈으로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