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사태로 탄생해 다시 완화의 기로에 서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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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6월 말 연준은 SLR 완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래서 오늘은 SLR이 무엇인지, SLR이 왜 생겨났는지 과거 사례를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보려고 한다.

1. SLR이란?

SLR이란 보완적 레버리지 비율(Supplymentary Leverage Ratio)의 약자로서 은행이 보유해야 하는 최소 자기 자본 비율을 나타내는 규제를 의미한다.

SLR의 산식은 Tier 1자본(기본자본) / 총 레버리지 익스포저(Total Leverage Exposure)는 표현할 수 있는데

이를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분자 : Tier 1 자본(기본 자본)

  • 보통주 자본 : 주주들이 투자한 순수한 자본금
  • 이익 잉여금 : 은행이 영업을 통해 벌어들여 쌓아둔 이익
  • 기타 기본자본 : 은행에서 평소에는 이자만 내지만, 위기가 올 경우 저절로 사라지는 빚

-> 은행의 자본 중에서 가장 질이 좋고, 위기 시 손실을 가장 먼저 흡수하는 핵심자본으로, 은행이 망하더라도 채권자에게 갚을 필요가 없는 가장 순수한 은행의 돈을 의미한다.

분모 : 총 레버리지 익스포저(Total Leverage Exposure)

  • 대차대조표상 자산 : 눈에 보이는 은행의 공식 재산 목록
  • 파생상품 익스포저 : 당장에는 돈이 오가지 않지만 미래에 빚이 될 수도 있는 복잡하고 골치 아픈 약속
  • 기타 기본자본 : 자산을 잠시 맡기고 돈을 빌리는 단기 거래
  • 부외항목 익스포저 : 남을 위해 서준 '보증'처럼 숨어있는 잠재적 빚

기존의 SLR은 2500억 달러 이상의 대형은행의 경우 3%이상, 글로벌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의 경우 5% 이상을 유지해야만 했었다.

 

2. SLR이 왜 생겼을까?

SLR이 왜 이렇게 깐깐하게 만들어졌는지 알려면, 2008년에 벌어진 최악의 금융 재앙 중 하나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4단계로 표현하자면

1단계 광란의 시작 '서브프라임 모기지'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이후 미국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였었다.

이를 통해 너도 나도 돈을 빌려 집을 사기 시작했었고, 부동산 시장은 매우 뜨거웠으며, 집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는 맹신이 팽배하던 시기였다.

이에 은행 또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아이디어를 내게 되는데...

2단계 위험의 포장과 확산

이때 부동산 시장이 망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은행들은,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그 집을 팔아서 갚으면 되니, 문제가 없다"라고 생각하며 신용등급이 낮아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Subprime)에게까지 주택 담보대출(Mortage)을 빌려주게 된 것이다.

은행은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채권들을 그냥 들고 있지 않고, 수천 개의 대출을 한데 묶어 새로운 금융상품으로 '포장'해서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팔아넘겼다.

그중 대표적으로 MBS와 CDO가 있는데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 MBS(주택저당증권) :
    • 수많은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한데 묶어서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유동화 증권
    • 이 유동화 증권에서 미래에 들어올 돈(매달 갚는 원금 + 이자)을 받을 권리를 증권 형태로 쪼개어 투자자들에게 판매를 하는데 이걸 MBS라고 한다.
  • CDO : 은행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MBS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빚(채권)들을 다시 한번 섞어서, 위험도에 따라 등급을 인위적으로 나 눈금융상품
    • 은행은 등급을 나눠, 위험한 등급이 손실을 먼저 흡수해 줄 것이라고 판단하였음
    • 등급은 안전 등급(시니어), 중간등급(메자닌), 위험(에쿼티)으로 나누었음
    • 은행은 위험(에쿼티) 등급이 손실을 먼저 흡수해 주기 때문에, 안전 등급(시니어)은 최고 신용 등급을 받았음

3단계 탐욕의 끝판왕 레버리지

투자 은행은 여기서도 욕심을 부려, 은행 돈 1억으로 30억짜리 CDO를 사는 식으로, 엄청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를 하였다.

레버리지는 양날의 검이었는데, 은행에게 30배의 수익을 안겨줄 수 있지만, 손실 또한 30배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면서 SLR이 1 ~ 2%까지 낮아지는 수준이었었다.

4단계 부동산 버블의 붕괴

영원한 건 절대 없다던 G-Dragon의 가사처럼 부동산 버블 또한 터져버리고 말았다. 

연준은 IT 버블로 무너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저금리 정책을 유지하였지만, 이로 인해 부동산의 버블 형성,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연준은 과열된 경기에 찬물을 끼얹어 진정을 시키려는 목적으로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2년간 무려 17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수행하였다.(1.0% -> 5.25%)

금리가 오르자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은 높아진 이자율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을 하게 되어 버렸다.

이에 집 값은 폭락했고, 담보로 잡힌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부동산만 믿고 영끌을 수행했던 은행의 MBS, CDO는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되어버렸으며, 레버리지로 CDO를 구매하였던 은행들은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게 되며, 은행들 또한 서로를 믿지 못해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았으며, 이에 금융 시장 전체가 마비가 되었다.

결국 2008년 9월 거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하며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은 붕괴 직전까지 가게 되었다.

 

3.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우리에게 준 교훈(SLR의 등장)

역대급 금융위기를 겪은 연준은 이러한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무식하고, 단순하지만 아주 강력한 규칙을 하나 추가하게 된다.

이 규칙이 SLR이며, 이는 은행의 자산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따지지 않고, 그냥 은행이 굴리는 총 자산(빚내서 투자한 금액 포함)의 3 ~ 5%는 무조건 은행의 자기 자본으로 채워 넣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은행은 2가지 시험을 모두 통과를 해야만 했는데

  • 자산의 위험도를 평가해서 자본을 쌓는 방식
  • 위험도와 상관없이, 총자산에 비례해 무조건 일정량의 자본을 쌓아야 함

이 '이중 안전장치' 덕분에 은행들이 과거처럼 무분별하게 빚을 내서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되었다.

 

4. 안전장치를 풀었던 적이 있었다?(2020년 COVID-19 팬데믹 상황)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뼈저리게 배운 교훈을 코로나 사태 때 세계 경제가 멈출 것이라는 공포 때문에 잠깐 해제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상황을 설명하자면

  • 모두가 현금을 원했었다 : 기업과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너도나도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고 하였다.
  • 가장 안전한 자산마저 팔아 치웠다. : 세계 경제가 멈출 것이라는 공포는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여겨졌던, 미국 국채마저 대량 매도하게 만들었었다.
  • 국채 시장 마비 위기 : 문제는 국채를 파는 사람은 존재하지만, 국채를 사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인데, 국채를 사고팔며, 시장을 원활하게 만들어주는 주체가 거대 은행들이었으나, 은행들은 SLR규제 때문에 국채 매입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심각성을 느낀 연준은 2021년 3월 은행들이 SLR을 계산할 때 총자산에서 미국 국채와 연준에 예치한 지급준비금을 빼고 계산해도 좋다.라고 하였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엄청났었는데

  • 은행의 국채 매입 족쇄가 풀리다 : 은행들은 미국 국채를 아무리 많이 사도, SLR 비율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자기 자본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진 은행은 마음껏 국채를 매입할 수 있게 되었다.
  • 시장에 유동성 공급 :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국채를 매입하면서, 멈춰있던 국채 시장이 다시 원활하게 작동하기 시작하였으며, 현금이 필요했던 기업과 투자자들은 국채를 팔아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 대출 여력 확보 : 은행들의 자산 운용에 숨통이 트이면서,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가계에 대출을 해줄 여력도 늘어나는 효과를 가져왔다.

 

5. SLR 완화의 의미

SLR을 완화한다는 건 긍정적, 부정적 의도를 가지게 되는데

1. 긍정적 요소

  • 금융 시장 완성화 : 금융 시스템의 경색을 풀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 실물 경제 지원 : 은행의 대출 여력을 늘려 기업과 가계를 지원할 수 있다.
  • 긴급 유동성 공급 장치 : 위기 상황에서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2. 부정적 요소

  • 은행 건전성 악화 : SLR 규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교훈으로 만들어진 안전장치인데, 이를 해제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 도덕적 해이 : 위기 시 강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으나, 위기 상황마다 연준에서 규제 완화해 주겠지라는 좋지 않은 기대를 심어줄 수 있다.

 

6. 결론

2025년 6월 연준이 다시 SLR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SLR 완화를 통해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했다는 긍정적인 기억은 존재하지만,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뼈아픈 교훈으로 만든 '최종 안전장치'의 빗장을 또 풀려는 시도이다. 연준위원들이 뜻이 있어 SLR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겠지만, 이 카드의 파장은 결국 투자하는 우리들이 예측하고, 준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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